1부 (2002/11/04)



30여명의 독거노인들을 돌보는 '욕쟁이 할머니' 서정순씨가
수재민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강원도 속초시로 찾아갔을때
서정순씨는 마당 한 가득 옷감을 널어놓고 있었다


집안에 찼던 물이 빠지고 비가 그치자마자 내다 널은 옷감은
모두 혼자사는 할머니들 옷 해 드리려고 여기저기서 얻어 놓았던 것들
서정순씨는 며칠 동안 젖은채 방치한 옷감이
못쓰게 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다


강릉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한 속초의 피해상황은
뉴스보도도 잘 안되어 답답해진 서정순씨는
이튿날 잘 아는 시의원을 대동하고 직접 수해현장을 찾아다니며
피해상황을 눈으로 확인하는데
옷가지 몇벌을 들고 찾아간 서정순씨를 보자마자 울기만 하는
한 수재민 할머니에게 한 살림 장만해 줄테니 걱정 말라고 위로하지만
서정순씨네 역시 그 어느 수해현장 못지 않았다


이틑날 서정순씨네 집 마당으로 군용 트럭이
한 대 들어오고 트럭에서 군인들이 뛰어내린다





6부 (2002/11/05)


수해복구 지원을 나온 군인들이었다
군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찾아와 쓸고 닦고
본격적인 복구작업이 시작된다
그리고 마당에 가득 널어 놓았던 옷감은 몽땅 트럭에 실려
군 부대로 보내진다. 일단 부대에서 한 번 빨아보겠다는 것이다


서정순씨는 오랜만에 시장통엘 나가본다
욕쟁이 할머니의 영원한 팬이요 후원자 들인 시장 사람들
걱정을 많이 했는데 무사히 살아 왔다고 반겨주는 시장 사람들 앞에서
서정순씨는 걸직한 입담으로 살아난 무용담을 들려준다


늦은 밤 여전히 어지러운 방안에서 뭔가를 찾던 그녀는
액자에 들어있는 어머니의 사진을 찾아낸다
3년전 돌아가신 어머니의 사진이다


#인간극장 #욕쟁이할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