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 원통전의 불상 바꿔치기 사건의 진정인 달마도월이 20여년간 겪어온 인생시 낭송

詩낭송 아! 선암사

시 달마도월


도선국사 개산이래
숱한 풍파를 헤치고
선교양종 수사찰이
성보를 탐하는 손길에
허물어져 가는 선암사

장군봉 배바위 아래
호암대사의 원력 따라
관세음보살 나투심은
일 철불, 이 부도의 영화
되찾고자 함이라네

관세음보살의 형상
원통전에 모신 불상
개금 핑계 모조불 만들고
집에 가져간 자 있었으나
대중은 관심조차 없었네

화엄경 선재동자처럼
도월은 길 떠나며
천하를 돌고 또 돌아
관세음보살 찾아 나서니
보현보살은 어디 계신가

기나긴 세월 수행 흔적
법당 주춧돌엔 숨결 남고
퇴색한 기와에 바람 스며
말 없는 고목만이 아네
새벽 종성만이 울려 퍼지네

불상이 바뀌어도 모르고
성보가 도난당해도 모른다
오갈 데 없는 수행자들
보현보살 십대원 아는가
탐진치 모르는 중생들

아, 언제 다시 오려나
선지식도 부처도 있는가
원통전 관세음보살은
지금 어디 계신지
승선교와 부도밭은 숨을 죽이네

허물어져 가는 선암사여
그 누가 너를 지키랴
천년 고찰 그 이름
바람에 실려 쓰러지나니
내 마음만 절을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