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고등학교 야구부 코치가 학부모들에게 상습적으로 돈을 빌린 뒤 갚지 않고, 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습니다. 이 코치는 1990년대 유명 프로야구 선수였는데요.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리포트]

고교 야구 선수 학부모인 A 씨는 야구부 코치로부터 돈을 빌려달라는 요구를 여러 차례 받았다고 말합니다.

카드로 현금 서비스를 받아 돈을 빌려준 적도 있습니다.

[학부모 A 씨/음성변조 : "300만 원 빌려달라고. '안 돼요'라고 못 하거든요. 더군다나 코치님이시니까."]

다른 학부모 증언도 일치합니다.

[학부모 B 씨/음성변조 : "'300만 원만 빌려달라고, 지금 레슨하고 있는데 몇 달 뒤에 주겠다'. 달라는 거구나 생각이 되죠."]

빌린다고 말하긴 했지만, 사실상 뒷돈을 요구한 거라고 학부모들은 주장합니다.

돌려받지 못한 사람이 하나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코치가 학생들을 강제추행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성추행 피해 학생/음성변조 : "훈련하다가 실수를 했는데 따로 불러서 중요 부위를 잡아당겼죠."]

피해자가 여럿이지만 불이익을 당할까 봐 참아 왔다고 호소합니다.

[성추행 피해 학생/음성변조 : "2~3학년들은 거의 한 번씩 당해 봤어요. 자기한테 피해가 올까 봐 말을 못 하는 상황이었죠."]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학교가 오히려 피해자가 누구인지 알려지게 만든 일도 있었습니다.

상담을 해야 한다며 수업 중이던 피해 학생을 지목해 교사가 따로 불러낸 겁니다.

[○○고등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그 부분에 대해서도 저희가 정의할 수 있는 게 없네요. 뭐라고 얘기할 게 없습니다."]

문제가 된 코치는 1990년대 유명세를 탔던 프로야구 선수 출신입니다.

금품 요구와 성추행 의혹을 모두 부인했습니다.

[해당 코치/음성변조 : "운동장에서 했으면 운동하는 애들이 다 봐야 하지 않습니까? 그건 말이 안 되잖아요. (돈 요구) 그런 것도 다 모함하려고 한 건데."]

하지만 해당 학교의 성고충심의위원회는 코치가 성추행을 했다고 결론 내고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습니다.

인천시교육청의 수사 의뢰를 받은 경찰은 이 코치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전현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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