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는 러시아의 침공 직후부터 우크라이나에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전통적인 우호뿐 아니라,'다음 차례는 폴란드'라는 위기의식도 작용했기 때문인데 그런 폴란드가 최근 돌연 무기 지원을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두 나라 사이 우정에 금이 간 건 폴란드가 자국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리면서입니다.우크라이나는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고, 폴란드와 헝가리, 슬로바키아를 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 폴란드 등의 농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두고 '정치 극장판'이라고 표현하며 러시아를 돕게 될 뿐이라고까지 말했습니다.

군대만 안 보냈을 뿐, 무기 지원에 앞장서 온 폴란드는 발끈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대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국방 현대화'를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더 이상 무기를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언제까지나 지원을 아끼지 않을 듯했던 미국의 태도 변화도 우크라이나엔 고민거리입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9개월 만인 지난 21일(현지시간) 다시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했는데 첫 방문 때와는 사뭇 다른 반응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첫 방문지로 우크라이나 지원에 쓰일 돈줄을 쥔 미국 하원을 찾았지만 공화당 소속 매카시 하원의장은 직접 카메라 앞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맞이하는 걸 거부했고 젤렌스키 대통령의 의회 연설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침공 300일 만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와는 180도 바뀐 모습이었습니다. 당시 미국 상하원은 대대적인 합동 연설을 마련했고, 당을 막론하고 모든 의원이 기립해 박수로 맞이하는 등 환대 일색이었습니다.

이러한 미국의 태도 변화는 공화당 강경파의 목소리리를 대변합니다. "우크라이나엔 안보 이익이 없고, 미국은 돈이 없다"는 건데 매카시 의장은 회담이 끝나고 나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지원액과 관련된 책임에 대해 우리는 매우 우려스럽다며 현재 전황이 어떤지, 다른 계획은 뭔지를 물었다고 했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의회에 요청한 240억 달러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안은 아직 통과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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