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기업이 상온 초전도체라고 주장한 LK99가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국내 학계의 1차 판단이 얼마 전 나왔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이런 판단을 내렸는지, 저희 취재진이 처음으로 검증 현장을 직접 찾아 알아봤습니다.

보도에 정구희 기자입니다.

〈기자〉

초전도체 재현실험에 나선 한양대 고압연구소.

산화납과 황산납을 섞어 만든 하얀색 물질 '라나카이트'와 구리와 인을 합친 붉은색 '인화 구리'를 산소가 없는 실험 장비 안에서 잘 섞은 다음 유리관에 넣습니다.

유리관 입구를 완벽히 밀봉한 뒤 고온 가열 장비에 집어넣습니다.

[박수민/한양대 고압연구소 연구원 : 진공인 상태로 밀봉을 한 후에 전자로에서 925도에서 가열하면 반응된다고 (해당 논문에) 나와 있어서….]

이렇게 925도에서 20시간을 가열하면 국내 기업이 상온 초전도체라고 주장한 LK-99가 만들어집니다.

X레이 장비를 이용해, 결정 구조가 맞게 형성됐는지 살펴봅니다.

확인 결과 기업 측 논문에 나온 결정구조와 거의 일치하는 시료가 만들어졌습니다.

진짜 초전도체는 전류가 아무런 장애 없이 흐르기 때문에 에너지 손실이 없는 꿈의 물질로 불립니다.

LK-99 주변으로 전선 4개를 연결해 전기 저항이 '0'이 되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이빈/한양대 고압연구소 연구원 : 저항이 매우 높습니다. 단위가 킬로 옴(1천 이상) 입니다. 초전도체로 볼 수 없습니다.]

저항이 가장 낮을 때도 1천 옴 cm 수준, 구리나 은처럼 일반적인 금속보다도 훨씬 높은 저항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재용/한양대 고압연구소 교수 : (물질 고유특성인) 비저항 값이 수천 옴 cm에 접근하는 0으로 떨어지지 않는 결과를 반복적으로 얻었습니다. 초전도에서 보이는 성질과는 매우 다른 결과라고 저희는 현재까지 데이터를 얻고 있습니다.]

일부 실험에서 LK-99가 공중에 뜨는 반자성을 보이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초전도체'의 증거가 되지 않습니다.

LK-99에서 0에 가까운 전기 저항을 측정한 곳은 아직 한 곳도 없습니다.

퀀텀에너지 연구소 측은 SBS와의 통화에서 측정 및 검증이 여전히 진행 중이며, 조만간 결과를 공개할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김호진, CG : 최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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