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금부터는 버진아일랜드 같은 조세회피처에 세워지는 '페이퍼컴퍼니' 그러니까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와 거래한 우리 대기업들의 이야기입니다. 보통 세금을 피하거나 어디서 난 돈인지 숨기기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세우는데, 그러다 보니 미심쩍은 돈들이 이곳을 거쳐가게 됩니다. 과거 삼성그룹이 이런 페이퍼컴퍼니와 금융거래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죠. JTBC가 특정 페이퍼컴퍼니와 거래를 중개한 한 외국 은행의 자료를 입수했는데, 거래 목록에는 현대나 LG, 한화, 금호, 두산 같은 국내 대기업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 은행은 지금 금융범죄 혐의로 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해당 대기업들은 물건 팔고 난 돈을 이런 식으로 받았을 뿐,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데요.

2. 이처럼 기업들은 국내법상 문제가 없는 정당한 거래라고 하지만, 상대편 국가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대기업이 거래 업체의 탈세를 돕는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폐쇄된 유키오은행과 페이퍼컴퍼니에서 들어온 자금이 어떤 돈인지 모른다는 면에서 위험한 거래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3. 그렇다면 우리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조사해야 할 텐데, 아직 이에 대한 사실관계도 잘 파악이 안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연합을 비한 국제사회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고, 또 적극적으로 조사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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