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에서 나라를 구한 성웅 이순신. 서애 유성룡이 없었더라면 영웅이 될 수 없었습니다. 무명에 가까웠던 무장 이순신을 7계단이나 특진시켜 발탁한 게 유성룡이었습니다. 그를 놓쳤더라면, 조선의 운명은 어찌 됐을까요?

그랬던 유성룡도 당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간신으로 몰려 낙향했습니다. 당쟁에 나라의 안위는 머릿속에 없었습니다.

12·3 비상계엄 이후,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 그나마 일부 안정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국회의 유례없는 권한대행 탄핵으로 혼란이 빚어졌습니다. 탄핵 의결 과정에서 재적의원 과반수냐, 2/3냐를 놓고 시비가 붙었고 탄핵 사유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게 핵심인데 설왕설래, 말들이 많습니다.

정국에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잘나가는 듯했던 야권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고,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도 반영됐습니다. 힘 있을 때 절제하는 게 미덕일 수도 있는데, 너무 힘자랑을 한 거죠.

미국통이자 경제통인 권한대행 탄핵 이후 국정 공백은 커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지만 맞상대할 만한 인물이 지금 대한민국에는 없습니다.

한미FTA 체결 때 미국 전역을 발로 뛴 통상전문가, 주미대사를 역임한 한 총리에 대해 하루라도 빨리 결론을 내려야 안정을 되찾을 텐데, 차일피일 헌법재판소가 미루고 있습니다.

증인도 필요 없고, 쟁점도 간단해 변론이 벌써 3주 전에 끝났습니다. 선고 일정조차 말 못 하는 이유가 뭘까요?

"시급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선고를 하지 않는 헌재는 그 이유가 뭔지 공개적으로 당당하게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고 지연 이유가 정치적 고려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한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묵인, 방조했다는 탄핵 사유에 대해 기각결정을 내릴 경우, 윤 대통령에 대한 판단까지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중용에 나오는 금언 하나 소개합니다.

'그 사람이 있으면 그 정치가 행해지고, 그 사람이 없으면 그 정치가 그친다. (其人存則其政擧其人亡則其政息)'

정치와 외교, 통상. 다 사람이 하는 일이고, 적임자가 필요합니다. 표류하는 국정이 안정되려면 결론이 뭐든 한 총리 선고라도 먼저 하는 게 맞습니다.

3월 12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있어야 할 자리' 였습니다.

#한덕수 #탄핵 #헌법재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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