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조 [신동욱 앵커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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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Date23-10-12 00:00 Hit12 Comment0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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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손잡게 해…"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 시에 꼽히지만 시인 #김남조 가 노래한 사랑은 신을 향한 탄식과 갈망, 기쁨과 구원 입니다.
"막달라 마리아와 예수 한 쌍을 내 문학의 수원지로 삼았다..."
그가 아흔다섯이던 작년 가을, 서울 반포천변 '피천득 산책로'를 찾았습니다. 구반포 아파트에 살며 주옥 같은 글을 남긴 시인이자 학자 피천득을 기리는 길이지요.
휠체어를 탄 노시인이 스승의 동상을 반갑게 어루만집니다. 동상 옆에 펼쳐놓은 피천득 시 '찬사' 앞에서 소회를 말합니다.
#시인 이 젊어 시집을 낼 때 스승이 추천사로 써줬던 시죠.
"내 그대의 시를 읽고, 무지개 쳐다보며 소리치는 아이와 같이 긴 나팔을 들어 공주의 탄생을 알린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가을, 김남조는 이 눈부신 날들을 내려 주시는 하늘로 돌아갔습니다. 아흔여섯 해 생과, 일흔 해가 넘는 시의 삶을 거두고 선종했습니다.
피천득은 그의 초기 시를 가리켜 "거친 산야의 비애와 삭풍에 피어나는 야생 백합" 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듯, 어릴 적 그의 삶은 어두웠습니다.
아버지와 세 동생을 잃고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지요. 폐결핵까지 찾아왔지만 그때 눈뜬 가톨릭 신앙은 시의 길을 밝혀준 등불이 됐습니다.
그는 "문학은 사랑을 말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시인 역시, 희망의 수사학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로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렇듯 아흔셋에도 시집을 내며 모두 천 편이 넘는 생명과 사랑의 시를 썼습니다.
화가 황주리가 그의 시에 바친 이 그림처럼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고 위로했지요.
얼어붙은 겨울 바다 앞에서 참회하며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긍정했습니다.
그는 "노년의 육체적 고통 속에서도 숨쉬는 일이 위대하고 가슴 벅차다"고 했지요. "태어나서 좋았다고, 살게 돼서 좋았다고, 오래 살아서 좋았다고" 생을 찬미했습니다.
때로 사람이 밉고, 사는 게 버거울 때 시는 무엇보다 큰 위안입니다.
눈과 귀를 밝혀주고, 가슴과 머리를 씻어주죠. 기쁜 마음으로 하느님에 순종하며 지친 이들의 등을 토닥여주던 김남조의 시가 바로 그랬습니다.
"다시 가을입니다. 아름다워서 고맙습니다. 우리의 복입니다. 나의 복입니다."
가을이 올 때마다 그가 그리울 것 같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인생 은… 정말 아름다워서 참 견디기 어려워요."
10월 11일 앵커의 시선은 '김남조' 였습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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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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