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축구 응원 조작을 놓고 정치권에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건 아무래도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특히 포털 댓글이 여론 조작에 활용된 경우가 많았다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인데, 김정우 기자에게 하나씩 물어보겠습니다.

이 그래프가 어제까지 보도된 그 문제의 응원 상황인데, 한국 포털에서 중국을 90% 넘게 응원했다는 결과잖아요.

[기자]
네, 일반인들이 캡처한 기준인데, 오늘 다음 측에서 최종 집계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총 3130만 건 클릭 가운데 중국이 2919만건으로 93.2%, 한국은 6.8%에 머물렀습니다.

[앵커]
격차가 더 벌어지는군요. 그런데 다음이나 네이버는 중국에서 접속 자체가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기자]
그래서 해외 IP를 우회하는 VPN 방식이 주로 사용됐습니다.

1차적인 IP주소 분석을 한 결과, 86.9%가 해외 IP였고요. 그중에서 네덜란드(1539만건, 79.4%)와 일본(449만건, 20.6%), 이렇게 딱 2개의 IP가 1989만 건(99.8%) 클릭을 만들어냈습니다.

결론은 누군가 IP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대규모 응원을 조작했다는 겁니다.

[앵커]
누가 이런 조작을 한 건지는 조사가 됐습니까.

[기자]
카카오가 그 부분을 수사의뢰 하겠다고 오늘 밝혔습니다.

일단 여당에선 중국 쪽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야당에선 아직 공식 반응이 없습니다. 다만 야권 일각이나 네티즌들 사이에선 국내 이용자 일부가 장난으로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렸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앵커]
중국이 됐든, 국내 사용자가 됐든 조작 출처를 떠나 대형 포털에서 이런 조작이 가능하다는 게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기자]
네, 그래서 정부 차원에서 한덕수 총리가 '여론 왜곡 조작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범부처 TF를 시급히 구성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드루킹 사건이 불거진 게 불과 5~6년 전이죠. 당시 드루킹 일당이 '킹크랩'으로 조작한 공감 비공감 클릭 숫자가 4133만회였고, 특히 2017년 대선 직전 한 달 동안 1초당 2.9회꼴로 조작이 확인됐었죠.

그후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에서 자정 노력도 했지만, 여전히 이렇게 수천만 건의 숫자 조작이 버젓이 발생하는 걸 보면, 선거에서 또 여론조작이 시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앵커]
아직도 포털에서 댓글조작이 시스템 상으로 가능한 건가요?

[기자]
현재 다음은 아예 댓글을 없앴고, 실시간 채팅 기능을 넣어 24시간 뒤엔 사라지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기사 자체에 대한 추천이나 반대는 여전히 클릭과 집계가 가능해서 매크로 조작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습니다.

네이버의 경우에는 한 사람이 하나의 기사에 여러 개의 댓글을 달기는 어렵지만, 한 계정으로 여러 기사를 돌면서 댓글을 유포하거나 공감이나 비공감을 누를 수는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적으로 댓글 조작을 할 여지가 남아 있는 거죠.

[앵커]
이번에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면 이런 부분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겠군요.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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