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암표상 전성시대 [신동욱 앵커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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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Date23-10-09 00:00 Hit17 Comment0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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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는 그 '빠삐용' 암표만으로 집 한 채를 산 암표상이 있었다는 전설이 내려옵니다. 표가, 많게는 70퍼센트까지 암표상 손에 넘어가던 그 시절엔 하루 수입이 요즘 돈 60만 원은 거뜬했다고 합니다.
극장 암표상은 1957년 '신종 직업'으로 언론에 등장했습니다. 모표 떼고 학생모를 눌러쓴 소년들이 '좋은 자리 있다'며 옆구리를 찌르는 풍경이 소개됐지요.
암표상은 귀성 역과 터미널, 서울운동장과 야구장이 붙어 있던 동대문으로 번졌습니다.
신성일·엄앵란의 '세기의 결혼식'에도 따라붙었죠. 워커힐호텔에 5천여 팬이 몰려 교통이 마비되는 와중에 결혼식 초대장이 암거래됐다고 합니다.
극장과 추석 열차표에 온라인 예매가 도입되자 암표상이 잠잠해지겠거니 했지요. 그런데 웬걸 '리셀러(Reseller)'라는 혀 꼬부라진 이름을 달고서 사람 모이는 곳은 어디든 마구 휘저어대고 있습니다.
서울 어느 카페에서 손님과 손자, 직원이 휴대전화에 몰두해 있습니다. 그러다 복권이라도 당첨된 듯 발을 구르며 환호합니다. 직원이 손님을 도와 가수 임영웅 공연 예매에 성공한 겁니다. 손님은 긴장이 풀린 듯 테이블에 쓰러져 기댑니다. 직원 전화번호를 평생 '은혜 갚을 사람'으로 저장했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예매 개시 1분 사이 3백70만 접속이 몰려 예매 사이트 최대 소통량을 기록했습니다. '피 튀기는 매표 전쟁' 이른바 '피케팅'을 뚫으려면 빛의 속도로 '광 클릭' 해야 하는 상황이지요. 효도 선물을 드리려고 손주들까지 총출동한다는 얘기가 우스개가 아닙니다.
그래서 SNS에는 선금을 받고 대리 예매에 성공하면 얼마를 달라는 글이 끊이지 않습니다. 포털과 인터넷 쇼핑몰 순위 조작부터 대학 수강신청까지 전방위 기업형 조직들도 성업 중입니다. 접속을 무한 반복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에 널려 있고, 보안을 뚫는 것도 2~3만 원이면 살 수 있다고 합니다.
급기야 항저우 축구 때 우리 포털에서 중국 응원이 압도하는 매크로 조작이 벌어졌습니다. 여당이 '중국발 여론 조작'이라며 손을 보겠다고 합니다만 그저 장난 삼아 벌인 일이라는 추측도 있습니다.
그런데 또, 딴 세상에 사는 곳이 정치판입니다. 내내 딴전을 피우다 매크로 암표 처벌이 내년 3월에야 시행되는데, 그것도 공연에만 국한됩니다. 매크로와 AI가 결합하면 가공할 선거 여론 조작이 가능해 집니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게 어디 이것 뿐이겠 습니까? 정치가 혼탁해질수록 더욱 기승을 부리겠지요. 하지만 정치는 그렇다 치고, 당장 암표 값이 몇 백만 원을 호가하는 이 난장판부터 쓸어내 주시면 서민들 속이 시원하겠습니다.
10월 6일 앵커의 시선은 '21세기 암표상 전성시대' 였습니다.
#암표 #리셀러 #매크로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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