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 하나만 더 물어봅시다. 한 가지만 더요"

후줄근한 코트를 입은 형사 콜롬보가 용의자들의 허를 찌르던 명대사입니다. 1970년대부터 한국에서 방영됐던 추억의 추리극이지요.

판촉 영화 시제품을 관람하던 광고주가, 중간에 밖으로 나와 음수대에서 목을 축입니다. 범인이 때맞춰 그를 기다리고 있다가 살해합니다. 그 시간에 나올 줄 어떻게 알았을까요.

영화를 만든 범인은 시사회에 앞서 광고주에게, 짠 캐비어를 듬뿍 권합니다. 영화에는 태양이나 사막을 한 컷씩 끼워 넣어 갈증을 키웁니다. 눈에는 안 보이지만 잠재의식을 자극하는 간접광고, 이른바 '서브리미널 효과'를 이용한 트릭이지요. 그리고 광고주가 나올 시간을 역으로 면밀하게 계산해 범행을 준비한 겁니다.

'형사 콜롬보'의 범죄자들은 머리가 아주 영리한 유명 인사들 입니다. 권력과 명성을 앞세워 버티지만 어수룩한 콜롬보에게 꼼짝없이 걸려듭니다.

방송사의 심장부, 부조정실에는 거꾸로 가는 시계가 걸려 있습니다. 프로그램, 특히 생방송이 끝나는 시각을 제로에 맞춰놓은 역산(逆算) 시계입니다. 매 순간 계획대로 정확한 진행을 돕는 나침반인 셈이지요.

#이재명 대표가 병원으로 실려가고,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면서 민주당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이 대표가 약속했던 불체포 특권 포기는 간곳없고, 체포동의안 부결로 기울고 있는 겁니다. 하긴 #단식 하는 사람을 체포하라고 하기가 인간적으로도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당 지도부는 이 대표 후송 직후 영장 청구가 "잔인하다"며 사실상 부결을 압박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나흘 전 보도해드렸듯 18일 영장 청구는 예정돼 있었습니다. 목숨을 건 단식이라는데, 이렇게 말하는게 야박하는 건 저도 압니다. 하지만 이 대표 측도 당연히 영장 청구 계획을 알고 입원시킨 것으로 봐야 할 겁니다.

이 대표는 쌍방울 사건으로 소환 통보를 받은 다음날 단식을 시작했습니다. "#검찰수사 에 전혀 지장이 없을 거"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헛말이었지요. 수사를 이리저리 휘저으며 자신의 시간표대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반면 명분으로 내건 정치적 요구들은 너무 광범하고 공허합니다. 결국 그는 단식 정치로 매우 개인적이고 직접적인 이득을 가장 크게 봤습니다. 이런 상황 전개가 의도된 것이었다면, 놀랍도록 영리하고 치밀한 역산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단식은 그렇듯, 당장은 스스로를 구하는 신의 한 수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 '궁극의 방탄' 이라는 비판의 화살을 피할 수 없을 겁니다. 국민들이 바보는 아니니까요. 그리고 신의 한 수도 희대의 꼼수로 전락하고 말겠지요.

옛 불교 경전에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고 했습니다. 이제 그만 민주당을 놓아주고 당당하게 법정에 서는 것이 결국 그도, 민주당도 사는 길이 될 겁니다.

9월 19일 앵커의 시선은 '국민들은 다 압니다' 였습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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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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