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노무현 전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6개월 실형을 받은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1심 판결에 불복해 오늘 항소했습니다. 그런데 이 판결을 두고 판사 개인의 정치 성향이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한송원 기자와 이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한 기자, 어떤 부분이 논란이 되고 있나요?

[기자]
네, 쟁점을 3가지로 뽑아봤습니다. [법조계 좌경화 선동], [김명수 아들, 오피스 메이트?], [중앙지법 해명 논란]입니다.

[앵커]
"법조계 좌경화 선동" 이건 박 판사가 한 말인가요?

[기자]
박 판사가 대학생 때인 2004년 자신의 블로그에 스스로를 소개하며 쓴 글에 나온 표현입니다. '영통 지역의 좌경화' '좌파의 영역 확대가 절실하다' '법조계 적화를 꾀하라는 지하당 명령' '예비 법조인들 좌경화 선동'입니다.

[앵커]
표현이 좀 강하네요.

[기자]
네, 물론 박 판사가 쓴 글이 사실이라면 편향의 문제가 아니라 적화나 지하당 명령 같은 부분은 현행법 위반 소지도 있습니다. 물론, 저 당시가 국가보안법 존폐 문제가 이슈가 됐던 때라 풍자적으로 썼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이 밖에도 박 판사가 쓴 다른 글엔 본인이 "당비를 내는 민주노동당원"이었다고 말한 부분도 있습니다.

[앵커]
어쨌든 젊은 시절, 본인의 정치 성향을 상당히 공개적으로 드러내 왔다고 볼 수 있겠네요.

[기자]
네, 박 판사가 SNS에 팔로우하는 사람들이 많진 않은데 대부분 야권 인사들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유시민 전 이사장 등을 팔로우했고요. 이재명 대표는 오히려 박 판사를 팔로우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자, 두번째 쟁점은 김명수 대법원장 아들이랑 오피스 메이트다? 이건 무슨 말인가요?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 아들 역시 현직 판사입니다. 공교롭게도 김 대법원장 아들과 박 모 판사가 함께 사무실을 쓰고 있습니다. 둘다 형사부 단독 판사인데요.

[앵커]
법원의 판사 사무실이 몇개나 되나요?

[기자]
중앙지법과 고법이 입주해 있는 건물에는 200여개의 판사실이 있는데, 1105호를 박 판사와 김 대법원장 아들 등 3명이 함께 쓰고 있는 겁니다. 판사들은 외부인들과의 접촉이 조심스럽기 때문에 판사들끼리 밥조를 짜서 점심식사를 하는데, 보통 같은 방이나
같은 층 판사들끼리 짜고요. 소통을 많이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어떤 이유나 배경이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좀 공교로운 일이네요. 세번째 쟁점, 중앙지법의 해명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죠?

[기자]
네, 박 판사가 선고를 앞두고 법조인 인명록인 법조인대관에 자신의 개인정보 삭제를 요청했다고 저희가 보도했죠. 이후 중앙지법이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판결 직전에 삭제했다는 부분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맞는 말인가요?

[기자]
박 판사의 개인정보는 법조인대관에 10년간 등재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2월 박 판사가 정진석 의원 사건을 맡게 됐고, 선고를 서너달 앞둔 올해 4월 삭제를 요청했습니다. 복수의 판사들은 "정진석 의원 사건 판결을 맡고 나서, 자신의 선고로 파장이 있을 것을
우려해 숨으려 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법원이 '직전에 삭제하지는 않았다'는 모호한 해명으로 사실을 왜곡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앵커]
법원이 사실 전체를 공개했으면 오해가 없었을텐데, 잘 납득이 안가는 해명을 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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