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신동욱 앵커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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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신동욱 앵커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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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Date23-07-18 00:00 Hit30 Comment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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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유대인 수용소에 함께 끌려간 아들을 지키려고 눈물겨운 연기를 합니다. 아들을 숨겨놓고 붙잡혀가는 마지막 순간에도 밝게 웃습니다. 우스꽝스러운 몸짓을 해 보이며 작별합니다.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역. 열차에 오른 엄마와 딸 차마 고개도 못 든 채 눈물 짓습니다. 창가에 앉은 어린 아들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립니다. 차창 밖엔 아버지가 서 있습니다. 애써 눈물을 감추더니 이내 미소 짓습니다. 배트맨 흉내를 내고 하트도 만듭니다.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함께 뛰면서 배트맨처럼 날아가는 몸짓을 해 보입니다. 더 밝게 웃으며… 그렇게 가족과 멀어집니다.

가족을 피란시키고 자신은 남아 조국을 지키는 아버지입니다. 우크라이나 병사가 흥겹고 우스꽝스럽게 춤을 춥니다. 어린 딸에게 아빠가 무사하다는 걸 알려 안심시키고 즐겁게 해줍니다.

#전쟁 은 잔인합니다. 가족을 갈라 놓고, 사랑하는 사람과 피붙이들을 끝없는 그리움에 가둬버립니다. 무엇보다 두려운 건,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다는 겁니다.

살아서 고향에 돌아온 아들을, 백발 아버지가 두 팔 둘러 끌어안습니다. 다시 떨어질 수 없다는 듯 힘껏 싸안습니다. 부자는 말없이 한참이나 눈을 맞춥니다. 집으로 뛰어오는 손자를 본 순간, 할머니는 그만 다리에 힘이 풀려버립니다. 우크라이나 군이 헤르손을 탈환한 뒤 이어진 무언의 재회들 입니다. 말 대신 표정과 몸짓에서, 모든 감정이 격랑처럼 휘몰아칩니다.

그리고 이 한 장의 사진… 병상에 기댄 남편의 품에 아내가 안겼습니다. 눈을 지그시 감고 남편의 허리에 팔을 살짝 둘렀습니다. 남편은 그러나 아내를 끌어안아줄 팔이 없습니다. 눈도 뜨지 못합니다.

우크라이나 장교 안드리이는 전선에서 중상을 입어 두 팔과 시력을 잃었습니다. 잘 듣지도 못합니다. 하지만 아내 알리나의 얼굴은 그지없이 편안합니다. 남편이 돌아왔다는 감사와 안도, 남편에게 건네는 사랑과 위로가 잔잔하게 번져 있습니다. 남편의 상처투성이 얼굴도, 감사 기도를 올리듯 평온한 기운이 감돕니다.

아내는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우리는 독방으로 옮겼고, 밖에서 산책을 했다. 안드리이는 다스베이더 같은 목소리로 수다를 떨었다"

참혹한 전쟁과 뜨거운 #사랑 을 단 한 컷에, 이보다 더 진하게 응축해낸 사진을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눈먼 전쟁을 일으킨 자들에 대한 증오보다, 그 모든 고난과 상처를 이겨내는 사랑의 힘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전쟁이 시작되면 지옥문이 열린다"지만, 지옥에서도 희망과 평화를 볼 수 있게 해준 부부가 고맙습니다.

7월 14일 앵커의 시선은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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