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도 될까요 [신동욱 앵커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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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Date23-06-21 00:00 Hit28 Comment0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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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qtL5CPsZz28 4- Conn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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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시각, 실험과 유머를 버무린 작곡가 카겔의 악보에는 돌발 퍼포먼스가 상세히 쓰여 있습니다.
이 협주곡이 끝날 때는 연주자가 팀파니로 몸을 던집니다. 종이를 바른 북이 크게 찢기는 소리가 나면서 허리까지 푹 빠져버립니다.
곡을 끝내며 북을 쳐도, 이렇게나 황당하고 요란하게 치는 뒷북은 처음 봅니다.
'뒷북친다'는 말은 뒤늦게 쓸데없이 수선을 피운다는 뜻입니다. 북은 시작을 알리고 흥을 돋우느라 치고, 징은 종료를 알릴 때 울리는 건데 징 대신 뒤늦게 나서니 수선스러울 수밖에요.
'늦은 밥 먹고 파장(罷場) 간다' '비 온 뒤에 우산 보낸다' '죽은 뒤에 청심환 찾는다'는 속담과도 통합니다. '날이 다 밝아서야 기운이 동한다'는 우스개도 있지요.
"새 정부 출범 1년 만에 눈떠보니 후진국…"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정부를 맹렬히 공격하다 말고 느닷없이 "불체포 권리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법원에 나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고 했지요. 불체포 특권 폐지를 공약했던 그로선 뒤늦게나마 당연한 얘기입니다.
하지만 넉 달 전 불체포 특권 뒤에 숨었던 터라 아무래도 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의원 세 명도 들러리라도 세우듯 부결시킨 것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더 실컷 특권을 휘두르기도 힘들 겁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 체포동의안은 가결시켜 특권을 민주당 만의 특권으로 만들어버렸지요. 그래 놓고 이제 와 대단한 결단이라도 되는 듯 내세우려면 한마디 사과는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전후 사정 모르고 보면 대단한 결단이라도 한 걸로 알테니까요. 그러면서 스스로 늘 써왔던 용어 '불체포 특권' 대신, 굳이 '불체포 권리'라는 생소한 표현을 썼습니다.
자신과 #민주당 이 행사한 특권은, 특권이 아니라 정당한 권리였다고 말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이 대표에 관한 수사는 백현동 특혜 개발과 쌍방울 대북 송금 연루 의혹쯤이 남아 있습니다. 수사 진행 상황으로 미뤄 더는 영장 청구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한 거란 의심도 할 수 있는데 설마… 그렇게까지 믿고 싶진 않습니다.
옛말에 "덕은 주인이요, 재주는 종"이라고 했습니다. "재주는 있어도 덕이 없다면 어찌 도깨비가 날뛰지 않겠느냐"고 했지요.
이 대표는 3년 전 재보궐선거 무공천을 주장했다가 이틀 만에 뒤집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치라는 게 현실인데 또, 말로 어디 해놨다고 해서 반드시 그렇게 하면 바보 아니냐…"
그러니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믿어도 되는 것인지, 아니면 늦었지만 잘 했다고 하고 말 일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6월 20일 앵커의 시선은 '믿어도 될까요' 였습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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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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