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디바, 현미 [신동욱 앵커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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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뉴스TVCHOSUN Date23-04-05 00:00 Hit16 Comment0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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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 몰러 나간다" 박동진 명창은 만년에 판소리 전수관을 지어놓고, 전국에서 모여드는 제자들을 가르쳤습니다. 그러던 여든일곱 살 어느 아침 목욕을 하다, 욕조에 비스듬히 누운 채 영원히 잠들었습니다. 전날까지도 북을 잡고 소리를 놓지 않았던, 줄기찬 삶이었지요.
송해 할아버지도 아흔다섯에 집에서 세상을 뜨기 전날까지 바깥 활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며칠 전에도 후배들과 술잔을 기울였고, 전날 저녁 지인과 통화하면서 "내가 함부로 죽냐"고 농담을 건넸다고 합니다. 예로부터 오복(五福)의 정점은, 명대로 살다 평화롭게 생을 마치는 것이라 했습니다.
한국 팝의 원조 디바, #현미 씨는 그제 아침 대구에 가서 노래교실 공연을 했습니다. 오후에 서울 집으로 돌아와 제부에게 "오늘 좀 피곤하네요"라고 통화한 게 마지막이었지요. 그는 이튿날 아침 쓰러진 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을 거뒀습니다. 집에 갔다가 그를 발견한 팬클럽 회장은 "고인이 편안한 얼굴이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쾌활하고 시원스럽게 웃으며 66년을 쉬지 않고 노래해왔습니다. 성격처럼 성량도, 스케일도 큰 노래를 터뜨려 "남자로 태어났으면 장군감"이라는 말을 들었지요. 그러면서도 늘 후배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격려했습니다. "나마저 은퇴하면 이제 60년대 가수 다 없어지잖아, 난 악착같이 할 거야"
지난 2월 가수협회 총회에서 공로상을 받고 "우리 오래오래 노래하자"고 했던 걸 생각하면, 아쉬움도 없진 않습니다. 그래도 칠순에 데뷔 50년을 맞아 "여든이든 아흔이든 이가 빠질 때까지 노래하겠다"던 소원대로, 여든다섯 살 삶을 마쳤습니다.
미국 소설가 워싱턴 어빙이 말했습니다. "죽음은 두렵지 않다. 그저 돛이 팽팽한 상태에서 침몰하고 싶을뿐"이라고. 그렇듯 현미 씨의 삶은, 발 없는 새처럼 앉지 않는 삶,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다 멈춰 앉는 순간 잠들었습니다. "열심히 일한 일생에는 조용한 죽음이 찾아온다"는 말처럼, 많은 사람이 꿈꾸는 삶과 죽음입니다. 그는 그의 히트곡 처럼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4월 5일 #앵커의_시선 '영원한 디바, 현미' 였습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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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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