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과 다변 사이 [앵커칼럼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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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Date24-03-12 00:00 Hit24 Comment0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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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oBeWr2qLRJU 4- Conn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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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웡카가 한숨만 지을 뿐, 도무지 입을 열지 않습니다. 움파룸파의 애를 태웁니다.
"뭔지 말해. 이쑤시개로 찔러주기 전에."
4분 33초 내내 침묵하는 이 연주는 관객의 속을 뒤집어 놓습니다. 1분을 백80 박자로 쪼개는 이 곡은 어지럽습니다. 침묵해야 할 때가 있고, 떠들어야 할 때가 있는 법이지요.
'추위가 닥치면 매미가 입을 다문다'는 말이 있습니다. '후환이 두려워 쓴소리, 바른말을 못한다'는 뜻입니다. '매미가 허물을 벗는다'는 병법도 있습니다. 싸워봐야 승산이 없으면 은밀히 후퇴하라는 위장 전술입니다. 그런데 군사가 이미 전멸해버렸다면 후퇴가 아니라 도주겠지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양산 미나리 농장에서 농민들과 파안대소합니다. 사진을 어제 올려 미나리 축제를 광고했습니다.
'봄 내음 가득한 미나리 드시러 오세요.'
공교롭게 어제는 친문-비명 횡사가 절정으로 치달은 이튿날이었습니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공천에서 탈락하자, 세간의 시선은 문 전 대통령의 입으로 향했습니다. 찾아온 #이재명 대표에게 "친명과 친문이 단합하는 명-문 정당"을 천명했던 분이니까요.
당장 '문 전 대통령이 뒤통수를 맞았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인간으로서 배신감이 들었을 거"랍니다.
"양산 회동에서 이 대표가 굳게 약속한 명-문 정당과 용광로 통합을 믿었습니다."
그 뒤로 열흘이 다 되도록 침묵하던 문 전 대통령이, 환하게 웃는 사진을 올렸지요. 이런 해석이 따릅니다.
'자칫 큰 파문을 일으킬지 모른다. 친문 비명에 대한 공격을 부추길 수 있다. 그래서 말을 삼간다.'
그런데 이제는 비명횡사가 다 끝나버렸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재임 중 굵직한 현안들을 침묵으로 회피하곤 했습니다. "퇴임 후 잊히고 싶다"고 했지요. 정작 퇴임해서는 또박또박 언성을 높였습니다.
"무례하다. 분별없다. 좀스럽다. 몰상식하다…"
사료값까지 따지며 "풍산개 키워준 것에 고마워하라"고도 했습니다.
내내 방충망에 붙어 울던 매미가 어느 날 조용해졌습니다. 시인이 작별을 고합니다.
'잘 가거라. 불편했던 동거여.'
3월 8일 앵커칼럼 오늘 '침묵과 다변 사이' 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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