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긴팔원숭이 '시아망(Siamang)'은 목을 부풀려 열대우림을 뒤흔드는 소리를 냅니다. 시아망이 '여긴 우리 구역' 이라고 선포하거나 포식자에게 경고를 보내는 겁니다. 부풀리기와 큰소리로 위세를 과시하는 거죠.

동물만 그런 게 아닙니다.

"하버드 의대? 그것도 수석 졸업?"

하버드 의대에 수석 졸업이라니, 학장도 일단 한 수 접습니다. 그러다 보니 인간들은 위조를 해서라도 경력을 부풀리려는 유혹을 받고, 점차 중독됩니다.

"나 사랑하지? 난 의사가 아냐. 의대 간 적도 없어."

이진숙 #교육부장관후보자 의 연구 윤리 위반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진숙 후보자가 과연 대한민국 교육을 맡을 자격이 있는지, 실적 채우기를 위한 논문 쪼개기와 가로채기, 연구 윤리에 크게 금이 가는 의혹들이…"

이 후보자는 제자의 연구 성과를 가로챘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제자 논문에 '10m 정도'로 쓴걸, 이 후보자가 '10m wjd도' 라고 썼습니다. 급하게 베끼다 오타를 냈고, '표절 후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았다'는 말이 나옵니다. 제자 논문을 표절한 게 10개 이상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입니다.

이런 분이 국립대 총장까지 지냈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본인은 총장 검증 과정에서 다 해소됐다고는 하는데, 여전히 의문스럽습니다. 장관에 앞서 스승으로서 부끄러운 일입니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면서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제게 주어진 어떤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지만, 쏟아지는 사퇴 요구에 답을 할 때입니다. 지난 20년간 낙마한 교육부 장관 후보자 4명은 모두 논문 표절 의혹이 커지면서 물러났습니다.

"저는 오늘 부총리 겸 장관 후보 직을 사퇴합니다. 많이 부족했습니다. 어떤 해명도 변명도 하지 않습니다."

#이진숙 후보자는 '#청문회 에서 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민석 총리처럼 청문회 하루만 버티면 된다는 계산을 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정신의학자 칼 구스타프 융이 말했듯 아이들은 어른의 말이 아니라, 어른이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교육받습니다. 존재 자체가 논란인 분에게 자라나는 꿈나무들이 무얼 배울 수 있을까요?

7월 9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스승의 길'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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