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사는 길 [신동욱 앵커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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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Date23-10-28 00:00 Hit10 Comment0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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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입이 건 자들에게 이릅니다. '입은 말의 항문이다. 배설물이 쏟아지지 않도록 괄약근을 조여라.' 걸핏하면 욕 범벅이 되는 게 국회 속기록 입니다. 김두한 의원이 오물을 뿌리며 '뭐나 처먹어라'고 외쳤던 욕설도 고스란히 남아 있지요. 속기사는 국회에서 가장 괴로운 사람들입니다. "작년 법사위 국감 때 너무 시끄러워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연설을 하는데 본회의장 맨 뒷자리에 앉은 의원이 성악가급 성량으로 소리칩니다.
"울산 땅. 땅 대표! 땅땅땅!" 맞고함이 나오고 반말이 오갑니다. "야! 정청래!" "왜! 왜 그래?" "정청래! 입 다물어!" 이건, 지난주 국감장 풍경 입니다. 민주당에서 주섬주섬 팻말을 내걸자 상임위원장이 거둬달라고 합니다. 여야가 고성을 쏟아내 정회했다가 다시 시작하면서 국민의힘도 팻말을 꺼냅니다.
이런 국회, 도무지 구제 불능인가 했더니 모처럼 여야가 신사협정을 맺었습니다. 고성과 야유를 터뜨리지 않고 비난 팻말도 내걸지 않겠답니다. 그동안 방청석을 찾은 학생이나 외국인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제가 다 부끄러웠는데 이제 좀 나아질까요?
국회는 국가 주요기관 신뢰도 조사에서 압도적 꼴찌입니다. 스스로도 '한강에 국회의원이 빠지면 오염되니까 맨 먼저 구한다'는 자조적 농담을 할 정도지요. 십 몇 년 전 영국 유력 신문이 국회 행태를 전하며 붙인 제목입니다. '치고받던 의원들이 끝나면 함께 맥주를 마시러 간다.
국회에서 카메라를 치우는 것이 해법'이라고 했지요. 국회의원들이 걸핏하면 강성 지지자나 높은 분 보라고 싸우는 걸 비꼰 겁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나마 맥주 뒤풀이라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죽기 살기로 드잡이질을 벌이다 철천지원수가 돼버린 건 아닌지 국민들이 걱정입니다.
이 기회에 국민 눈과 거리를 오염시키는 현수막도 싹 걷어냈으면 좋겠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미 정쟁 현수막을 철거했지만 민주당은 아직 우리가 내건 건 '팩트'라며 버티고 있습니다. 결국 국민이 판단하겠지요. 이런 움직임이 대한민국 국회에 기적으로 강림할지는 더 지켜봐야 겠습니다. 대개 오래가지 못했고, 총선 앞두고 으레 하는 이벤트에 그치곤 했으니까요.
당장 다음 주 대통령 시정 연설이 희망과 절망의 갈림길입니다. 안 하던 걸 하려니 입이 근질거려 과연 참아낼 수 있을까요. 국민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10월 25일 앵커의 시선은 '국회가 사는 길' 이었습니다.\r
#국회 #국민의힘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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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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