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나라 TV쇼에 쥐가 출연해 티격태격합니다.

"그 부리를 한 방 후려쳐 줄까? 우리는 잘 지낼 수 없는 거야? 썩 비키지 못해!"

이 프랑스 걸작 코미디는 매사 인간 행동을 쥐에 빗댑니다. 지지고 볶는 갈등과 배신과 다툼이 한낱 얄팍한 쥐 싸움이라고 비꼽니다. 밥그릇을 놓고 치고받는 이 두 마리 쥐처럼 말이지요. 그래 봐야 고양이 눈엔 같잖을 따름입니다.

이 5세기 가야 토기는 곡식창고 모양으로 빚었습니다. 용마루에 고양이가 앉아 굽어봅니다. 사다리를 타고 오르던 쥐 두 마리가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쥐 같은 인간을 옛 시가 꾸짖었습니다.

'가죽이 있는데 사람다운 행실이 없구나. 이빨이 있는데 맺고 끊음이 없구나. 몸뚱이가 있는데 예의가 없구나.'

강서구 참패로 초상집이나 다름없는 국민의힘 한구석에서, 두 사람이 일주일째 드잡이질을 벌이고 있습니다. #안철수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 입니다.

"언제까지 이 응석받이가 당에 분탕질하는 것을 내버려 두시겠습니까."

그러자 이 전 대표는 회견을 하고 나더니 이렇게 응수했습니다.

"저는 아픈 사람 상대하지 않습니다."

그가 회견을 하다 흘린 눈물을, 안 의원은 "악마의 눈물 쇼" 라고 했지요.

서로를 '악마'와 '환자'로 치고 받기에 이른 발단은, 안 의원이 강서구 지원 유세에서 한 이 말이었습니다.

"정말로 XX하고 자빠졌지요?"

유세차량 앞에서 누군가 던진 욕설을, 웃으며 되받아 던진 겁니다. 그러자 다음날 이 전 대표가 "선거 지면 안철수 막말 때문"이라고 포문을 열었지요.

#선거 에서 망한 뒤에도 싸움이 가라앉기는커녕 점입가경 이었습니다. 안 의원은 '이준석 제명 서명운동'에 나섰고, 이 전 대표는 "말도 안 되는 내용을 길게 쓰고 자빠졌죠?" 라고 받아 쳤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보기라도 하면 어쩔까 싶은 이전투구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두 사람의 악연은, 20대 총선 때 서울 노원 병에서 맞붙으면서 시작됐습니다. 그러고는 바른미래당으로 한솥밥을 먹다가 공천 문제로 극한 대립을 벌인 끝에 갈라섰습니다. 지난 대선 때 합당한 뒤로도 앙앙불락하는 견원지간 이었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대통령 후보였고, 집권당 대표였다는 두 사람의 꼴불견이 말 그대로 목불인견입니다.

불 난 집에 부채질도 유분수지요. 국민들 눈에는 이 어처구니 없는 장면이 어떻게 보이겠습니까? 곡을 해도 시원찮을 초상집에서 두 상제가 술에 취해 멱살잡이를 하는 격입니다. 거기에 무슨 행실이 있고, 맺고 끊음이 있으며, 예의가 있겠습니까.

"…사방에서 갉아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연신 헐뜯고 야단치는 소란이 만발해 있습니다."

개싸움 이전투구보다 쪼잔한 것이, 쥐들이 진흙탕에 엉켜 뒹구는 '이전투서(泥田鬪鼠)' 일 겁니다. 하긴 염치와 수치를 알면 이 지경까지 왔겠습니까.

10월 17일 #앵커의시선 은 '불난 집에 기름 끼얹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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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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