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즉생(死卽生) [신동욱 앵커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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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Date23-10-16 00:00 Hit10 Comment0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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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며 꺼낸 말에 좌중에서 웃음이 터졌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 회의 풍경에 빗댄 얘기였던 것이지요.
박 대통령은 취임 초 회의에서 "적지 않고 어떻게 기억을 하느냐"고 했습니다. 그래서 나돈 말이 '적자생존'입니다. '받아 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씁쓸한 우스개였습니다.
그 말을 전 노무현 청와대 비서실장이 슬쩍 비튼 게 '듣자생존' 입니다. 노 대통령이 늘 "남의 말을 들어라"고 했던 회의를 그렇게 표현한 겁니다.
노 대통령은 나아가 "듣지만 말고 의견을 이야기하라고 채근했다"고 했지요. 그 '듣자생존'이 윤석열 정부에서 새롭게 회자된다고 합니다. '열심히 듣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뜻입니다.
윤 대통령은 다양한 분야에 걸친 관심과 지식의 폭이 넓어 주변에서 놀라곤 합니다. 물리학 양자(量子)에 관한 회의에서 장시간 전문 지식을 쏟아내 참석한 전문가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고 하지요.
그러다 보니 장-차관, 참모들이 말할 시간은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TV로 생중계된 국무회의 모두발언이 23분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업무보고를 받은 뒤 마무리 발언을 원고 없이 34분 동안 한 예도 있습니다.
유대 금언집 탈무드에 '입보다 귀를 윗자리에 앉혀라'는 말이 있습니다. '귀 때문에 망하는 일은 없다'는 말도 실려 있지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의 표심이 거대 민주당을 탄생시켰던 #총선 때와 이렇게 일치한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합니다. 거기에다 마곡 신도시를 비롯해 대선 때 윤 대통령을 밀어줬던 지역들까지 역전됐습니다. 중도-중산층, 2030세대도 모두 등을 돌렸습니다. 강서구가 전체 민심의 표본이라 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다음 총선 승부를 결정할 서울과 수도권 민심의 잣대는 될 수 있을 겁니다.
패인을 한 단어로 압축하라면 저는 '오만'을 꼽겠습니다. 유권자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독선과 아집, 잘난 체하는 오만과 오기는 보수 진보를 가리지 않는 자멸의 길입니다. 그렇다면 책임은 대통령과 여당 어느 쪽이 무겁겠습니까. 양자의 역학관계는 이 사진 한 장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당장 국민의 힘 지도부 책임론이 나오곤 있습니다만 그게 정말 최선일까요? 당 지도부 몇 명 바꾼다고 국민들이 얼마나 감동하겠습니까? 어설픈 당직 개편은 자칫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비아냥만 불러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바뀌는 길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두 귀를 활짝 열기를 바랍니다.
사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정책의 방향들이 크게 잘 못 됐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말과 태도 방법에 있다고 봐야 할 겁니다. 그렇다면 국면 전환의 해답 역시 거기서 찾아야 할 겁니다. '사람 입이 하나, 귀가 둘인 것은 적게 말하고 많이 들으라는 뜻'이라 하지 않습니까.
10월 13일 앵커의 시선은 '#사즉생 (死卽生)' 이었습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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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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