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쭈물 그럴 줄 알았다 [신동욱 앵커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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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Date23-10-19 00:00 Hit11 Comment0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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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리가 90 데시벨에 이르러 진공청소기나 믹서보다 시끄럽습니다. 떼지어 울어대면 소총 소리 만큼이나 요란합니다.
노시인은 그래서 '매미는 귀가 없다'고 했지요.
'귀가 있었던들 저렇게 큰 소리로 울지 않을 겁니다.'
매미도 청각기관이 있습니다. 귀청이 찢어지도록 울 때면 등 양쪽에 달린 고막을 접어서 닫아버리는거죠.
연산군의 폭정이 한창일 때 3정승이 임금의 실정(失政) 열 가지를 조목조목 면전에서 직언했습니다. 순자의 경고도 서슴없이 올렸지요. 그런데 폭군 연산의 답이 뜻밖이었습니다.
"경들의 말이 옳다."
연산은 바뀌지 않았지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은 세 정승의 기개가 실록에 전해옵니다.
춘추시대 위나라 대부 사추가 군주 영공에게 "간신 미자하를 내치고 충신 거백옥을 등용하라"고 직언했습니다. 영공이 듣지 않자 숨을 거두며 "내 시체를 창 아래 두라"고 유언했지요. 영공은 그제야 거백옥을 등용하고, 미자하를 내쳤습니다. 제 시신으로 뜻을 이룬 지독한 간언 '시간(尸諫)'입니다.
국민의힘은 '강서 참사'를 당한 뒤 우왕좌왕 했습니다. 나흘이 지나서야 임명 당직자 일괄 사퇴로 얼렁뚱땅 책임을 땜질했습니다. #김기현 대표는 "총선에 지면 정계를 은퇴할 각오" 라는 말로 어물어물 총선 체제를 이끌겠다고 자임했습니다. 이대로 우물쭈물 총선까지 가겠다는 얘기나 다름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상황에서 김 대표의 조건부 정계 은퇴 선언이 국민들에게 어떤 감동을 줄 수 있을까요? 제 생각으론 안하는 것 보다 못한 동문서답 출사표입니다.
그러기까지 딱 하나 반짝이는 게 있긴 있습니다. 바로 눈치입니다.
속담에 '변죽을 치면 복판이 울린다'고 했습니다. '벽을 치면 대들보가 울린다'는 속담도 있지요. '넌지시 변죽을 울리기만 하면 대번에 눈치를 채 알아듣는다'는 얘기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강서 참패와 관련해 "차분하고 지혜로운 변화를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비대위 체제는 답이 아니라는 의미'라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해석도 전해졌지요.
임명 당직자들은 공교롭게도 그 다음날 물러났습니다. 그러면서 "당의 안정을 위한 결정"이라고 했습니다. 당의 어떤 안정을 위한다는 것인지 어리둥절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안정이 되었는지도 알 수 없는 일이지요.
차분한 대응을 강조한 #국민의힘 의총에서는 이런 발언도 있었다고 합니다.
"다 같이 용산 가서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고 도끼 상소라도 올렸어야 한다."
그나마 뼈 있는 소리라고 하기엔, 집권당의 서글픈 현주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보여 안쓰럽습니다.
10월 16일 앵커의 시선은 '우물쭈물 그럴 줄 알았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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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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