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거부 [신동욱 앵커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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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Date23-10-12 00:00 Hit11 Comment0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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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미국 자동차 도시 디트로이트로 떠나온 사내가 고향의 목화밭을 그리워합니다.
"낮에는 자동차를 조립하고 밤에는 술집에서 일한다오."
60년 전 명곡처럼 노동의 고달픔을 노래한 컨트리 송이 얼마 전 빌보드 1위에 올랐습니다.
"나는 온종일 일하며 영혼을 팔아요. 형편없는 돈을 벌려고 잔업을 하지요."
일용 노동자 출신 무명 가수의 노래에 공화당이 반색했습니다. 강력한 지지 기반인 백인 노동자들 이야기라며,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틀었지요. 그러자 가수가 "내 노래는 바이든과 상관이 없다. 정치 무기로 삼지 말라"고 했습니다.
"우파는 나를 끌어들이지 말고, 좌파는 나를 깎아내리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뭐든 입맛대로 듣고, 해석하고, 이용하는 극단적 파당주의 정치. 이른바 '비토크라시(Vetocracy)'의 추한 얼굴을 꼬집은 것이지요. 초유의 하원의장 해임 사태를 부른 '거부와 반대의 정치' 말입니다.
그 미친 바람에 휩쓸려 지금 우리 의회 민주주의가 숨이 끊길 지경입니다. 대법원장이 국회 인준을 받지 못하며 발생한 사법부 공백 사태는 사실상 초유에 가까운 사건입니다. 35년 전에 단 한번 인준 부결이 있었지만 인사청문회가 없던 때여서 공백이 길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은 경우가 다릅니다. 여야간 극단적 대치 속에 벌어진 일이어서 언제 사법부 수장 의자가 채워질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시시비비를 가리기 앞서 국민들에겐 앞으로 상당기간 재판 지연과 사법 정치화로 만신창이가 된 '김명수 체제'가 계속된다는 걸 뜻합니다. 사법부가 개혁 무풍지대로 그냥 흘러간다는 뜻이기도 할테고요.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당장 대법 전원합의체 재판이 불가능해지면서 국민들이 그 피해를 모두 떠안아야 한다는 겁니다. 퇴임 대법관 후임도 지명하기가 어려워 상고심 전체가 차질을 빚게 생겼습니다. 거기에다 민주당은 "제2, 제3 후보자도 부결시키겠다"고 벼릅니다.
그렇게 내년 초 법원 인사까지 지연되면 민변 회장 출신 대법관이 대법원장 권한대행을 맡게 되지요. 결국 또 한 겹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한 정략적 부결 이라는 의구심을 민주당이 떠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대법원장 공백이 불러올 파장과 국민의 불이익은 이렇게 막대합니다. 그래서 과거에도 왠만하면 대법원장 후보 만큼은 국회가 발목을 잡지 않아온 관행이 생긴 겁니다.
그런데 이번 이균용 후보자의 경우가 그 예외가 되어야 할 정도인지는 국민들이 판단할 몫입니다. 민주당은 지금 이재명 대표가 안고 있는 엄청난 사법 리스크와 한몸이 된 채 폭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이 당 대표 한 명을 위해 쓰라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절대 의석을 내려 준건 결코 아닐 겁니다.
9월 늦더위가 엊그제 같은데 하루아침에 반소매를 패딩으로 바꿔 입어야 하는 극한의 날씨가 꼭 우리 정치 같습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 거부를 위한 거부… 강경파의 목소리만 득세하는 '비토크라시'에 한국의 민주주의가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10월 9일 앵커의 시선은 '닥치고 거부' 였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 #이균용\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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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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