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친다는 희망 [신동욱 앵커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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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친다는 희망 [신동욱 앵커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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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Date23-09-08 00:00 Hit24 Comment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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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주세요 오비완 케노비 당신이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에요"

레아 공주가 홀로그램으로 나타나 호소하다 사라집니다. 록그룹 엑스재팬의 요시키가 무대에 올라 피아노를 연주합니다. 그런데 맞은편 피아노 앞에 진짜 요시키가 앉아 합주를 합니다.

먼저 등장한 건 홀로그램 분신 이었습니다. 유령들이 스페인 의회 앞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칩니다. 공공건물 주변 시위 금지법이 통과되자 출동한 홀로그램 시위대입니다. 물리적 시위보다 훨씬 강력하게 세계 이목을 끌어당겨 결국 법이 폐기됐지요.

이듬해 세계 두 번째 '유령 집회'가 광화문에서 열렸습니다. "집회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홀로그램 시위입니다. 경찰은 신고하지 않은 집회라며 엄포를 놓았지만 '시위가 다 이랬으면 좋겠다'고 내심 반기지 않았을까요.

테러가 잇따르면서 프랑스 정부가 시위를 금지하자, 파리 광장을 사람 대신 신발이 뒤덮었습니다. '우리는 걷고 싶다'고 소리 없이 외칩니다. 미얀마 거리에 꽃을 꽂은 신발들이 놓여 있습니다. 군사쿠데타에 맞선 무언의 시위입니다.

그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이었습니다. '맑고 곧은 의지의 푯대 끝에,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으로 나부낀 깃발' 이었습니다. 그 여린 듯 굳센 바람 앞에 #교육부 가 백기를 들었습니다. 서울 한 #초등학교교사 의 49재 날 거리로 나서는 교사들을 징계하겠다던 방침을 거두고 "신분 불이익이 없을 거"라고 약속했습니다. 교사들의 곧은 의지에 놀라 징계할 엄두를 못 낸 것이지요.

선생님들이 연 여덟 차례 집회는 경이로웠습니다. 집회의 #품격 이 어떤 것인지 깨우쳐 줬습니다. 주말마다 수 만 명이 광화문 땡볕에 펼친 검은 물결은 전혀 사납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확성기 소리에 멀미가 나던 그 광화문이 아니었습니다. 20만 명이 앉은 국회 앞은 바둑돌을 놓듯 오와 열을 반듯이 맞춘, 거대한 점묘화 였습니다.

노조가 없고, 정치꾼· 시위꾼이 없고, 선동이 없는 집회였습니다. 물론 불법과 폭력, 소음과 민폐도 없었습니다. 신고한 시간을 칼같이 지키고, 가져온 봉투에 쓰레기를 주워 담았습니다.

집회는 초등교사 커뮤니티가 이끌었습니다. 매주 새로운 교사가 나서 실무 운영팀을 공모했습니다. 그렇듯 자발적 민주적인 집회에 깃든 절제와 진심이 눈부셨습니다. 이 거칠고 삭막한 시대에 세운 또 하나 스승의 본보기가 됐습니다. 선생님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 같은 노래 대신 대안학교 교가를 불렀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그들은 다시 교실로 돌아가 희망을 노래할 겁니다. 그리고 그 희망의 노래가 좌절을 넘어, 교실과 교단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꽃피우리라 믿습니다.

9월 6일 앵커의 시선은 '가르친다는 희망' 이었습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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