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제발 숨 좀 쉬렴 [신동욱 앵커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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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 제발 숨 좀 쉬렴 [신동욱 앵커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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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Date23-08-21 00:00 Hit25 Comment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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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코끼리가 깊이 2미터 구덩이에 머리를 들이민 채 기절했습니다. 전날 구덩이에 빠진 새끼를 밤새 구하려다 육중한 몸이 끼여버린 겁니다. 기중기로 끌어내고 수의사들이 몸 위에서 뛰어 심폐를 소생시킨 끝에 깨어나, 숲으로 돌아갑니다.

전자제품을 망가뜨린 강아지를 주인이 혼내자 어미가 어쩔 줄 몰라 합니다. 곧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표정입니다. 주인이 슬리퍼를 휘두르자 연신 앞발로 막아내며 새끼를 깊이 감싸 안습니다.

강을 건너는 아기 사슴에게 악어가 돌진합니다. 저만치 떨어져 오던 어미가 다급하게 뛰어와 가로막습니다. 악어는 어미를 삼켜버리고, 새끼는 무사히 강을 건넙니다.

범고래가 죽은 새끼를 물 위로 밀어 올립니다. 머리에 올려놓고서 열이레 동안 천6백 킬로미터를 가는 슬픈 여행을 했습니다. 어미가 새끼를 떠나보내지 않으려는 안간힘이 세계인을 감동시켰지요.

서귀포 앞바다에 어린 #돌고래 주검이 떠 있습니다. 어미가 등에 업고 헤엄쳐 갑니다. 떨어지면 다시 주둥이나 등에 태웁니다. 엊그제 돌고래가 #폐그물 에 걸린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해경이 출동했습니다. 잠수요원이 물속으로 접근해 보니, #남방큰돌고래 가 등과 앞지느러미 사이에 새끼를 얹고 있었습니다.

어미는 새끼를 빼앗길세라 이리저리 옮기며 나아갔습니다. 해경은 어미와 새끼의 마지막 여행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그대로 보냈다고 했지요. 돌고래는 허파로 숨을 쉬기에 물 밖에 나와 호흡해야 합니다. 그래서 어미가 새끼를 물 위로 올려 어떻게든 숨길을 틔우려는 몸짓이라고 합니다.

남방큰돌고래는 제주도 연안에 백 스무 마리쯤 살고 있습니다. 제돌이를 비롯해 고향 바다로 돌아간 여덟 마리도 남방큰돌고래 이지요. 수명은 마흔에서 쉰 쯤이고, 꼬박 1년을 임신해 한 마리씩 낳습니다. 그렇게 귀하게 얻은 새끼여서일까요, 양육기간이 길기로도 이름났습니다.

어미가 길게는 6년까지 새끼를 데리고 다니며 생존과 사냥을 가르치지요. 마흔 다 돼 낳은 늦둥이일수록 더욱 지극하게 보살핀다고 합니다. 보통 네 살에 젖을 떼지만, 늦둥이는 5년을 넘겨 8년까지 젖을 먹입니다.

늦둥이여서 더 애틋한 우리네 어머니 마음을 닮았습니다. 그리고 죽은 새끼를 붙잡으려는 안간힘은, 비명에 숨진 해병대 아들의 사진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어머니를 닮았습니다.

속담에 '어머니 품속에 밤이슬이 내린다'고 했습니다. 꿈에서도 자식 생각하며 눈물, 정성, 사랑을 이슬처럼 쏟는다는 얘기입니다. 8월 중순이 다 가도록 꺾이지 않는 열대야에, 제주 돌고래의 애틋한 모성을 생각하며 편히 주무시기 바랍니다.

8월 18일 앵커의 시선은 '아가야, 제발 숨 좀 쉬렴' 이었습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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