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여긴 어디인가? [신동욱 앵커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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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Date23-07-22 00:00 Hit33 Comment0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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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wWtiLSTSSTA 5- Conn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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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반드시 탈이 나게 돼 있어. 잡을 놈만 잡는 것이 산에 대한 예의인거여"
퇴계 이황이 젊었을 때 종로 거리를 지나다, 관기 한 패가 가마를 타고 가는 걸 한동안 바라봤습니다. 그러다 고개를 푹 숙이며 혼잣말을 했습니다. "이 마음이 나를 죽이는구나"
소설가 김훈이 원고료로 받은 10만 원 수표 두 장을 아내 몰래 책갈피에 감춰놓았습니다. '맹자' 속에 넣었다가 성인께 죄를 짓는 것 같아 다른 책에 넣었는데 찾을 수가 없습니다.
'공자'에도 없어서 '장자'를 펼쳐보니 이런 가르침이 있습니다. "사람의 삶이란 이다지도 아둔한 것인가. 물욕에 얽혀 마음과 다투는구나"
마음에 찔려 단념하려는데 다음 페이지에 "감춰진 것치고 드러나지 않는 게 없다"고 쓰여 있습니다. 결국엔 들키겠다 싶어 수표를 찾아야겠다고 결심하지요.
국회 윤리심사 자문위원회가 #김남국 의원에 대한 #제명 을 #윤리특위 에 권고했습니다. 의원직을 박탈하는 최고 징계입니다. 윤리자문위는 국민의 힘과 민주당이 추천한 외부 인사 여덟 명으로 구성됐습니다.
지난 50일 동안 심사한 끝에 김 의원이 국회 상임위 회의 중에 적어도 2백 차례 넘는 코인 거래를 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코인을 팔아 보유한 현금성 잔고도 99억 원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국정을 논하는 자리에서 전업 투자자처럼 코인에 정신을 팔았다는 얘기입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어디에 와 있는지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었다면 이럴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이렇게 말했지요.
"금액은 0.99개인가, 몇 천 원, 몇 천 원 정도 수준입니다"
그는 자문위에 출석해서도 상임위 회의 중 거래를 두어 번밖에 안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자료도 성실히 제출하겠다고 거듭 다짐했지만, 윤리자문위원장은 "여러 가지 사유로 내지 않았다"고 밝혔지요.
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도 그의 불성실한 태도를 지적했습니다. 라면만 먹는, 가난한 청년 정치인 이라며 최다 후원금을 모았던 그답습니다. 이래서야 그가 무슨 말을 한들 믿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이미 국민들에게 해 놓은 거짓말 빚 역시 감당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런데도 그는 제명 권고가 나오자 "객관적이고 공정한지 의심스럽다"고 했습니다. 민주당 추천 자문위원들까지 포함해 내린 결론인데 말이지요. "물욕에 빠져 자기를 잃어버린 사람을 가리켜 물구나무 선 사람" 이라 했던 장자 말씀을 생각합니다.
시인이, 여름날 천지를 뒤흔드는 천둥소리를 기립니다. "우르릉 대는 천둥이 없었다면 어떻게 사람이 그 마음과 몸을 씻었겠느냐" .. 김 의원에게 비 오는 들판에서 천둥소리에 귀기울여 보기를 권합니다.
7월 21일 앵커의 시선은 '나는 누구인가? 여긴 어디인가?' 였습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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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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