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게 없다 [신동욱 앵커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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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게 없다 [신동욱 앵커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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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Date23-07-24 00:00 Hit33 Comment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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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지십시오. 유하린 씨" "마흔여덟 번째 편지 잘 받았어요"

시구를 하는 톱스타와 심판 사이에, 해가 서쪽에서 뜨는 것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우리나라 농구 대표팀이 올림픽에서 미국 대표팀을 꺾는다거나, 붕어빵 장수가 미스코리아와 결혼한다거나…"

그런데 이 영화가 나온 이듬해, 한미 농구경기는 아니었지만 한국 축구 대표팀이 브라질 대표팀을 꺾는 사건이 일어났지요.

닭이 날마다 주인이 주는 모이를 받아먹습니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랬으니까 그렇게 쭉- 살 거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주인은 닭의 목을 비틀지요. 논리학의 허점을 설파한 '러셀의 닭' 입니다.

이걸 경제학자 나심 탈레브가 칠면조로 변용했습니다. "칠면조가 추수감사절 며칠 전 자신의 삶을 안이하게 생각하는 바로 그 순간, 놀라운 광경과 맞닥뜨린다." 칠면조는 추수감사절 식탁에 오르는 재앙을 끝까지 생각하지 못합니다.

#오송지하차도 #참사 를 접하며, #재난망각증 이 얼마나 뿌리 깊은 고질병인지를 또 한 번 뼈아프게 깨닫습니다. 부산 초량 지하차도가 침수돼 세 사람이 희생된 게 3년 전입니다. 지난해엔 포항 냉천이 범람하면서 인접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덮쳐 일곱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하지만 교훈은 고사하고, 그저 남의 일이었습니다. 같은 우리에 살던 칠면조가 목을 붙잡혀 사라지는 걸 보고도, 금세 잊어버리는 칠면조처럼 말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그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참사 4시간 30분 전, 금강홍수통제소가 지하차도 동쪽 3백 미터에 흐르는 미호강에 홍수경보를 내렸습니다. 관련기관 일흔여섯 곳에 통지문을 보내고 담당자들에게도 문자를 발송했습니다. 참사 두 시간 전에는 관할 구청에 전화를 걸어 시급성을 알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떤 기관도, 어떤 조치 하나 취하지 않았고 삽시간에 6만 톤 강물이 지하차도를 집어 삼켰습니다. 그래 놓고 구청 시청 도청이 떠넘기기를 하면서 "물이 50센티미터 넘게 들어차야 교통 통제를 한다"는 한가한 얘기나 하고 있습니다.

희생자가 많이 나온 예천 두 곳은,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되지도 않은 사각지대였습니다. 게다가 경북도청은 산사태가 터진 뒤에야 대피 명령을 내렸습니다.

옛말에 '모기가 산을 짊어진다'고 했습니다. 재난 앞에 맨몸으로 선 국민이 기댈 곳이 어디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우리 처지가 모기한테 생명을 맡긴 것이나 다름없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그 신세가 비 오는 들판에 홀로 선 시인의 탄식을 닮았습니다. "들판의 비인 집이로다. 하늘 가득 머리 풀어, 빗줄기만 울고 울도다"

7월 17일 앵커의 시선은 '달라진 게 없다' 였습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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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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