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서 [신동욱 앵커의 시선]

본문 바로가기

TV조선 뉴스9

TV조선 뉴스9

벼랑 끝에서 [신동욱 앵커의 시선]

Page info

Writer Date23-07-26 00:00 Hit25 Comment0

Body

나태주 시인은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열아홉 살에 초등학교 선생님이 됐습니다.

"아이들 몽당연필 깎아주면서 아이들 때묻고 흙 묻은 발 씻어주면서 그렇게 살다 갈 수만 있다면…"

시인은 시골 학교를 돌며 43년 세월을 아이들과 함께했습니다. 한때 얻은 장학사 자리도 내던지고 계룡산 마티재 산골 학교로 갔지요. 아이들은 그를 '할아버지'라고 부르며 매달렸습니다.

고향에서 38년 교편을 잡았던 김용택 시인은 "아이들과 사는 것이 꼭 연애하는 것 같았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은 복도에서 마주친 그의 엉덩이를 툭 건드리곤 했습니다. 그의 손을 잡고, 등에 기어올라 업혔습니다. 시인은 겨울이면 김장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학부모들이 한 두 포기씩 김치를 담가와 겨우내 먹었다고 했지요.

요즘엔 이렇습니다. 초등학교 #선생님 과 상담하던 #학부모 가 주먹으로 책상을 치며 소리쳤습니다. "나랑 맞짱 뜰래요?" "나는 무기가 많다"거나 "내가 학교운영위원인 거 알지요?"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합니다. 학생에게 눈을 흘겼다고, 교재 가져오라 했다고, 수업 중 화장실에 가려면 손을 들어라 했다고 아동학대 신고를 당합니다. "채점한 동그라미 모양이 성의가 없다"는 항의도 받습니다. 선생님들이 쏟아낸 하소연입니다.

새내기 초등학교 선생님이 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교사들이 "교단이 무너졌다"는 절규를 터뜨리고 있습니다. "학생과 학부모 인권을 보호하듯 #교권 도 보호해달라"는 생존의 외침입니다.

학생, 학부모에게 폭행당한 교사는 4년 사이 두 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최근 5년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받은 사례가 천 2백건을 넘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받지만 몇 달씩 형사 절차에 시달려야 합니다.

지난 5년 사이 정신과 진료를 받은 교사가 넷 중 한 명에 이릅니다. 교권침해 보험 가입자가 7천 명을 넘어섰고, 올해 스승의 날엔 열에 아홉이 사직을 고민한다는 조사가 나왔지요. 교단이 이미 붕괴되고 있다는 징표들입니다. 그 벼랑 끝에서 교사가 할 수 있는 일은 학생에게 부탁하는 것뿐입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교단이 아니라 학교가 붕괴할 겁니다. 당장 교사의 정당한 생활 지도와 수업 진행은 면책 보장을 해야 합니다. 자유와 권리에만 치우친 학생 인권 보호도, 지켜야 할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겠지요. 무엇보다 비뚤어진 자식 사랑, 몰상식한 학부모 #갑질 에 대한 우리 사회의 반성과 성찰이 절실합니다.

시인은 "선생 하기가 싫을 때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럴 때면 "참꽃같이 맑은 잇몸으로 기다리는 아이들이 나를 꽃피운다"고 했지요. 그런 교실이 언제쯤 다시 돌아올까요?

7월 25일 앵커의 시선은 '벼랑 끝에서' 였습니다.\r
\r
[Ch.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r
\r
공식 홈페이지 http://news.tvchosun.com/\r
공식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tvchosunnews/\r
공식 트위터 https://twitter.com/TVChosunNews\r
\r
* 뉴스제보 :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

Comment List

There are no registered comments.

Total 10,929건 93 페이지
게시물 검색

회원로그인

exr.kr

접속자집계

오늘
1,157
어제
1,853
최대
33,570
전체
9,507,446
상세보기
group_icon패밀리사이트 더보기
bkts.co.kr부동산 다시보기
dcbooks.co.kr오늘의운세 무료보기
ggemtv.com겜TV
haevich.kr자격증 다시보기
kpopwiz.com케이팝 위즈
manoinfo.com내가게 양도양수
misotv.co.kr짤방로그
parrot.or.kr앵무새 분양센터
mail_icon문의/제안 :
cs@epr.kr

그누보드5
Copyright © misotv.co.kr. All rights reserved.
Mail :
cs@ep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