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꽃 수국이 한창 절정입니다. 꽃이 피면 가지가 갈라져 다시 꽃이 피기를 거듭해 풍성한 떨기를 이룹니다. 모였다 갈라지는 취산의 꽃이지요. 수국은 흰색이었다가 푸른빛으로 바뀌고, 나중엔 자줏빛이 됩니다.

토양에 따라서도 변합니다. 산성 흙에서는 푸른빛을, 알칼리성 흙에선 붉은빛을 띠지요. 그래서 꽃말이 '처녀의 꿈' 그리고 '변심'입니다. 수국은 화려하지만 향기가 없습니다. 사람이 만든 헛꽃, 무성화여서 벌 나비도 찾아오지 않습니다. 배신과 이합집산은 조폭 세계의 일상사이지요.

"약은 다 우리한테서 얻어먹고 충성은 엉뚱한 데서 맹세했다며? 호로자식아!"

정조가 정적, 심환지에게 쓴 편지에서 자신의 최측근을 흉봅니다. "이 사람은 그저 염량세태만 살필 뿐, 참으로 호로자식이다" 염량세태란 세력이 있을 땐 따르고, 없어지면 안면을 바꾸는 세상 인심을 뜻합니다.

#추미애 전 장관이 돌아왔습니다.

"(문재인)대통령께서 '물러나달라'고 저한테 말씀하셨어요"

당시 청와대 인사들이 부인하는데도 그는 "내 사직서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의 거취 결단을 높이 평가했다"던 청와대 얘기와 달리, 대통령으로부터 해임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상황을 "촛불 국민에 대한 역모"라고 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태생의 바탕을 부정한 것이나 다름없는 정면 공격입니다. 그에게서 직접 '문재인은 기회주의자' 라는 말을 들었다는 사람도 나타났지만 그는 "조금 과장된 표현"이라고 했습니다.

앞서 이재명 대표를 마하트마 간디에 비유했던 것과는 극에서 극입니다. 그는 이 대표가 "문화적 폭력의 피해자"라며 간디와 같은 "이 대표의 무저항 정신에 눈물이 난다"고 했지요. 듣자니 오글거리는 제 손발을 주체하기 힘든 말씀입니다.

그는 "#이낙연 대표가 나의 사퇴를 요구했다는 얘기를 문 대통령이 했다"는 주장도 폈습니다. 이쯤이면 누굴 공격하고 누굴 엄호하는지 전선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런데 왜 이제 와서 이런 얘기를 쏟아내는 걸까요. 맺힌 응어리가 그렇게나 컸다면 지금까지 가슴에 담아둘 일도 아니고, 적어도 문 대통령 퇴임 후에는 털어놓을 수 있었을 텐데 말이지요.

선거가 다가 오면 부나방들이 날개를 펼칩니다. 정치판에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습니다. 어제의 적이 내일은 친구가 되고, 하루 뒤에는 또 적이 되기도 합니다. 밟고 밟히며 등에 칼 꽂기가 예사입니다. 어떤 점에선 조폭들보다 더 비정하고 비열하지요.

그는 "우리 민주시민의 승리를 위해서 헌신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여당은 싫지 않은듯한 분위기입니다. 그와 조국 전 장관을 "강력한 비밀 병기"라며 반기기도 합니다. 선거에 나와주시면 고맙다는 얘기 같은데 왜 그러는지는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요.

7월 4일 앵커의 시선은 '돌아온 배신의 계절' 이었습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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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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