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도전합니다 [신동욱 앵커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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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Date23-07-09 00:00 Hit28 Comment0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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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베이징올림픽, 장미란이 포효하며 바벨을 끌어올리는 금빛 순간을, 독보적 서정시인 문인수가 노래했습니다. 잔뜩 웅크린 뿌리가 튕겨올라 꽃으로 붉게 피었다고 찬미했습니다.
장미라는 이름의 '무쇠 꽃'은 그러나, 질 때가 더 붉었습니다. 4년 뒤 런던올림픽, 그는 바벨을 떨어뜨렸습니다. 안간힘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지요. 그는 바벨 앞에 한쪽 무릎을 꿇어 토닥이고 어루만졌습니다. 15년 역도의 삶을 함께해준 바벨에게 작별의 손 키스를 보냈습니다.
시인이 다시 시를 바쳤습니다. "꿇어앉아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 오랜 무게가 한 잎 미소로 피어났다. 마지막 시기가 참, 가장 붉고 아름답다" 시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라 했고, 프로야구 김성근 감독은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패자의 얼굴을 보았다"고 했지요.
하지만 그는 거기서 멈춰서지 않았습니다. 봉사와 교육이라는 제2, 제3의 바벨을 힘차게 들어올렸습니다. 장미란재단을 이끌며 비인기 종목들을 지원하고 청소년 유망주들을 키워냈습니다. 대학을 자퇴해야 했던 아픔도 묵묵히 이겨내고 박사와 교수의 꿈을 이뤘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는 제4의 바벨 앞에 섰습니다. 그가 들어올려야 할 바벨은, 체육과 관광 행정을 이끄는 #문체부 #2차관 의 책무입니다. 국가대표를 지낸 엘리트 스포츠인이 그 자리에 기용된 것은 사격 박종길, 수영 최윤희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그 역시 새로운 기회이자, 무게가 결코 만만치 않은 도전입니다.
하지만 '인간 장미란'을 지켜본 많은 사람들은 그의 성품을 기억합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때로 좌절해도 남 탓을 하지 않고 늘 웃던 그였으니까요. "뚱뚱하고 못생긴 아이가 역도를 만나 과분한 것들을 누렸다"고 했듯, 그는 또 늘 겸손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아름답다고 느낀 이가 시인뿐이었을까요. 김성근 감독은 그의 차관 임명 소식을 듣고 "스포츠가 모난 사회를 둥글게 하듯, 생각 깊고 성격 밝은 그가 잘 해내리라 믿는다"고 했습니다.
얼마 전 장미란이 말했습니다. "인생과 역도의 공통점은 무게를 견디면서 사는 것"이다. "인생이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해볼 만하다. 어려운 일이 많아도 감사한 마음으로 살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가지 않은 길을 가면서 그는 또 좌절하고, 또 어쩌다 실패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늘 지녔던 그 모습 그대로 밝게 헤쳐나가는 장미란 차관을 보고 싶습니다.
6월 29일 앵커의 시선은 '또 도전합니다' 였습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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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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