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루손섬 봉쇄…불안한 교민 탈출준비 '발동동'

[앵커]

필리핀 정부가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수도 마닐라가 포함된 루손섬을 봉쇄하는 극단적인 조치를 내렸습니다.

불안해진 우리 교민들은 대거 탈출을 준비하고 있는데, 출국 허용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데다가 항공편이 제한돼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노이에서 민영규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현지시간으로 17일 0시부터 오는 4월13일 0시까지 루손섬 전체를 봉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필리핀 대통령] "우리는 이 무서운 병과 싸우기 위해 단결하고 강인함을 유지해야 합니다."

루손섬은 수도 마닐라를 포함하고 있는 필리핀 북부의 섬으로 필리핀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인 5천700만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사는 한국 교민은 5만~6만명.

일단 봉쇄가 시작되면 주민들은 생필품과 의약품을 사러 나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집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됩니다.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되고, 식료품 등을 공급하는 업소와 수출 업계 이외에는 모두 문을 닫아 생활에 큰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자가격리를 어기다가 감시중인 군경에 적발되면 구금도 각오해야 합니다.

한인회 관계자는 "루손섬은 현재 준계엄 상태라고 보면 된다"면서 "의료시설이 열악해 교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나갈 수 있는 사람은 다 떠나는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필리핀 당국은 봉쇄 계획을 밝히면서 외국인에 대해선 오는 19일까지 항공편으로 출국하는 것을 허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불안해진 교민들은 대거 귀국을 준비하고 있지만 교민 수에 비해 항공편이 충분하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17일부터 19일까지 마닐라발 인천행 여객기와 클락발 여객기에 가급적 많은 승객을 태우기 위해 대형기종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필리핀에서는 지금까지 코로나19 감염자가 약 200명, 사망자는 10여명 발생했으나 최근 들어 급속히 확산하고 있습니다.

하노이에서 연합뉴스 민영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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